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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글쓰기들/글쓰기들 잉여

자본은 오직 자신 만의 잉여를 욕망한다

본은 오직 자신 만의 잉여를 욕망한다.

자본은 자신이 정해놓은 규칙 또는 코드의 체계에서 통용되는 욕망 그 자체 만을 먹고 산다. 

자본은 그 자신 만의 공리계를 가진다. 

그리고 그러한 공리계를 벗어나는 모든 욕망들을 통제하고 제어한다.

 

본은 자신 안의 공리계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가 정해놓은 시간을 지키도록 엄수한다.

본은 그가 정해놓은 기한까지 내야만 하는 원금, 세금, 이자가 하루라도 밀리면 거기에 대한 처벌을 한다.

원금의 이자, 그리고 그 이자에 대한 이자, 잉여와 그 잉여의 잉여를 생산하는 체계를 형성함으로써 자신들의 체계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마음껏 빌려주기와 마음껏 빌리게 하기라는 이중의 계약을 통해서 무한한 쳇바퀴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주체를 생산하기.

 

일성의 체계로 영원회귀하는 <부채인간>을 생산하기.

또는 주체의 어깨에 영원한 <빚>이라는 짐을 끼얹으면서 죽을 때까지 살아가게 하기.

혹은 그 죽음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주체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앞당겨 선택하도록 하는 의무를 지우기.

그것도 아니면 죽을 때까지 그 <빚>을 지면서 죽게 내버려 두거나 또는 죽어서도 다 못갚는 빚을 남겨두게 하기.

 

니 오히려 그것도 아니면 그 빚을 주체의 자손들에게 대신 갚도록 하기.

하지만 그 빚은 자손들이 죽을 때까지 갚아도 다 못갚는 빚일뿐.

빚이 빚을 낳는, 빚으로 시작해서 끝날 수밖에 없는 동일성의 반복.

언젠가는, 또는 누군가는 이 무한히 동일한 것으로 반복되는 지옥의 늪으로 인도하는 악마의 목을 잘라버려야만 한다.